휴대용 평면해시계(평면일영)
소개
○ 후면의 명문을 통해 고종 7년(1870) 음력 12월 초에 강윤(姜潤, 1830~1898)이 제작했음을 알 수 있다. 강윤은 조선시대 문인화가인 표암 강세황(姜世晃, 1712~1791)의 증손자로 동생 강건(姜健, 1843~1909)과 함께 당대 최고의 시계 제작자였다. 그의 부친인 강이오(1788~1857)와 아들인 강익수와 강문수, 그리고 강봉수도 혼천시계(渾天儀)와 휴대용 앙부일구(仰釜日晷) 등을 각각 만들었는데, 이들이 중인 신분의 기술자가 아닌 19세기 대표적 명문가가 3대에 걸쳐 해시계 제작의 전통을 이어나갔다는 점에서 아주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 할 수 있다.
○ 이 해시계는 강윤이 충남 서산군수로 재직할 당시에 만든 것으로 미색 상아의 판에 나침반(輪圖)과 시반(時盤, 시각선)이 위아래로 새겨져 있다. 위쪽의 나침반은 12지(十二支)와 12간시(十二間時)의 지남침으로 현재의 자북침과 반대이다. 남쪽에 새긴 12지의 자(子)는 방위 0˚로 정북(正北)을 의미하며, 시계 방향 순으로 15˚씩 총 24방위를 나타낸다. 십이간시는 십간 중 중앙을 가리키는 무기(戊己)를 제외한 대신 팔괘(八卦) 가운데 사우방(四隅方)을 뜻하는 간(艮, 북동쪽), 손(巽, 남동쪽), 곤(坤, 남서쪽), 건(乾, 북서쪽)을 넣었다. 아래 시반은 새벽 묘시(卯, 5~7시)부터 해질녘인 유시(酉, 17~19시)까지 2각(刻)인 30분 간격으로 구획되었고, 그 사이를 1각인 15분 간격으로 점이 찍혀 있다. 특히 삼각규표로 시간을 측정할 때, 해 그림자의 기울기에 따라 간격을 서로 다르게 구획하여 정밀도가 상당했음을 알 수 있다. 한편 하단 양쪽에는 한양의 위도(37도 39분 15초)를 뜻하는 북극고도가 전서체로 새겨져 있음이 확인된다.
○ 진주 강씨 집안에서 만든 휴대용 해시계는 강건 제작의 보물 앙부일구(1871년,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강문수 제작의 서울시 유형문화유산 앙부일구(1908년, 서울역사박물관 소장), 강건 제작의 앙부일구(1880년, 국립고궁박물관 소장) 등 15여 점이 국내외에서 전해지고 있다. 이 중 동일한 형태와 구조를 갖는 휴대용 평면해시계는 서울역사박물관에 소장되어 있지만, 삼각규표와 나침반의 지남침이 유실된 상태이다. 따라서 진주 강씨 집안에서 제작된 것 중에서 완형이며 상태가 뛰어난 휴대용 평면해시계는 동아대학교 석당박물관 소장품이 유일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