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 마애 사면 석불’은 파주시 진동면 일월봉 바로 아래 위치해 있다. 동서남북의 방위를 따라 네 면에 각 한 구씩의 불상을 새긴 사방불이다. 불교에서는 모든 공간에 붓다가 존재한다고 믿고 있으며 이중 대표적인 네 방위의 붓다를 형상화한 것이다. 네 구 모두 크고 둥그런 두광과 신광으로 이루어진 광배(光背 ; 붓다의 몸에서 나오는 성스러운 빛을 형상화한 것)를 갖추었으며 연꽃잎으로 장식한 대좌(臺座; 불교존상을 봉안하여 올려 놓는 받침대) 위에 앉아 있는 것이 확인된다. 모두 왼쪽 어깨에만 대의를 걸친 것으로 추정되며, 서쪽상은 마멸이 심해 세부를 알아보기 어렵다. 동쪽상은 왼손바닥을 위로 하여 다리 위에 올려놓고, 오른손은 무릎 위에 얹고 있는 항마촉지인(降魔觸地印)을 취한 것으로 보인다. 남쪽 상은 오른손을 내려 무릎 바깥쪽으로 펴고 있는 듯 보이며 왼손은 손바닥을 편 채 무릎에 올려놓고 있다. 남방에 거주하며 오른손 여원인, 왼손을 배꼽 앞에 둔 보생불을 형상화한 것으로 보인다. 서쪽 상은 손 모습을 알아보기 어렵지만 서방에 거주하며 두 손을 포개어 놓은 미타정인(彌陀定印)의 아미타여래일 것으로 추정한다. 북쪽상은 두 손을 가슴 앞에 들어 올려 손가락을 살짝 맞대는 모습으로 보이나 왼손은 명확하지 않다.
사방불은 여러 경전에서 확인되지만 붓다의 종류는 경전에 따라 다르다. 이 작품은 『금강정경(金剛頂經)』에 의거하여 제작된 밀교의 사방불로 추정된다. 고려 시대의 사방불로 추정되며 비슷한 구성을 한 다른 예를 찾아볼 수 없어 불교조각사뿐 아니라 불교사 연구에도 귀중한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