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전기의 문신이자 천문학자인 이순지(李純之, ?∼1465) 선생은 본관이 양성(陽城)이다. 세종의 명으로 역법(曆法)을 연구한 뒤 정인지(鄭麟趾)·정초(鄭招)·정흠지(鄭欽之)·김담(金淡) 등과 같이 『칠정산내외편(七政算內外篇)』을 저술하여 조선의 역법을 정비하였다. 또 이천(李蕆)·장영실(蔣英實)과 함께 천문의상(天文儀象)들을 교정, 제작하였다. 이순지선생 묘는 부인 영월신씨(寧越辛氏)와 합장(合葬)되어 하나의 봉분으로 조성되었다. 일반적으로는 남성의 묘가 왼쪽(서쪽)에 안치되는 데에 비해 이 묘에서는 반대로 부인의 묘가 왼쪽, 선생이 오른쪽(동쪽)에 안치되어 있다. 묘소의 석물은 단촐하여 묘표(墓表), 석상(石床), 화표(華表)로만 구성되어 있다. 묘표는 선생과 부인의 2기가 건립되어 있으며, 하엽수(荷葉首; 연잎 형태의 비석 머리)형태이다.
이 묘소의 특징은 망주석(望柱石) 대신 화표(華表)가 건립되어 있는 것이다. 망주석은 일반적으로 8각형으로 봉분 좌우에 위치하고 있으며, 화표는 묘역 시작(墓域) 부분에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순지 선생 묘소는 드물게 화표가 건립되어 있는 예이다. 화표는 상단이 둥근 원수(圓首)인 4각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