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정사 명부전冥府殿 상단에 봉안된 지장삼존상의 후불화後佛畵인 지장시왕도地藏十王圖는 여섯 폭의 비단을 잇대어 화폭을 구성한 세로 211㎝, 가로 214㎝ 크기의 불화이다.
불화 양쪽 아래에 적힌 화기畵記(불화에 쓰여진 기록)를 통해, 도광道光 원년인 조선 순조 21년1821에 사불산화파四佛山畵波*의 대표적 화승인 퇴운당退雲堂 신겸信謙(1790∼1830년경 활동)이 수화승首畵僧으로서 조성했음을 알 수 있다.
둥근 모양의 두광頭光에 타원형 신광身光을 구비한 본존인 지장보살을 중심으로 존격尊格들을 위아래 4단으로 층을 나누어 구성하였다. 도명존자道明尊者와 무독귀왕無毒鬼王* 및 십대왕상을 비롯한 총 34명의 인물들을 중앙을 중심으로 왼쪽과 오른쪽이 같게 배치한 화면구성은 18세기 이후 유행한 전형적인 군집도群集圖 형식이다.
화면을 둘로 나누듯 중앙부에 큼직하게 그려 놓은 지장보살상의 경우, 높은 대 위에 걸터앉아 유희좌遊戲坐 형식을 취하고 있다. 도명존자상은 앞쪽으로 향하여 지장보살상의 석장錫杖을 들고 있으며, 왕 모습의 무독귀왕상은 중앙 쪽으로 몸을 튼 채 두 손으로 인장함印章函을 받쳐 들었다. 지장보살상 좌우로는 각각 다섯 왕씩 10대 왕이 자리하고 있으며, 머리 광배 부분의 상단에는 9대 왕을 두었다. 화면 하단 중앙부에 지장보살께 올리는 꽃 공양을 상징적으로 나타낸 것은 이 불화에서만 볼 수 있는 큰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화면 구성이나 도상 배치, 인물 표현 등 19세기 전반, 경상도 지역을 중심으로 크게 활약상을 보이던 화승들과의 교류 현황을 살펴볼 수 있는 대표적인 불화로서 다갈색조의 적색과 고대 녹청계 위주로 채색하였으며, 정교하고 단아하면서도 빠른 붓놀림과 음영법을 사용하여 무미건조하기 쉬운 화면에 생기를 불어넣어 작품성 또한 뛰어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