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설예수시왕생칠경(佛說預修十王生七經)>은 <시왕경>이라고도 약칭하는 불서이다. 중국 당나라 시기 성도부(成都府) 대성자사(大聖慈寺) 승려 장천(藏川)이 경문의 단락마다 7언4구의 찬(讚)을 붙여 찬술하였다. <예수시왕생칠경>은 불교의 사후관을 바탕으로, 생전에 미리 부처와 시왕을 공양하고 죄업을 참회하는 재(齋)를 개최한다면 그 공덕으로 사후 좋은 곳에 태어날 것이라는 믿음을 반영하였다. 한국 불교의 칠칠재(七七齋) 및 예수재(預修齋)와 관련된 대표적인 경전이다.
조사대상본은 조선시대 성행한 칠칠재와 예수재의 근거가 되는 경전인 <예수시왕생칠경>의 간행과 유통을 보여주는 자료이다. 특히 왕실본을 변용한 변상도를 보여주는 판본 중에서는 현재까지 확인된 바 현존하는 가장 이른 시기의 판본이다. 중봉이 갈라지고, 책을 새로 제책하는 등 책 외형에는 일부 훼손이 있으나 변상도, 경문, 시주질과 간기 등에 결락이 없는 등 내용이 잘 갖추어져 남아 있으며, 조선시대 왕실본과 함께 유통된 또 다른 변상도의 저본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아울러 19세기 실제 이 책을 소지했던 인물과 소장처가 확인되어 조선 후기 불서가 간행되어 유통되는 모습을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
표지 묵서의 화암사(禾巖寺)는 강원도 고성 화암사이다. 화암사 부도전에는 1877년(고종 14) 세운 춘담당(1776~1863)의 승탑과 비석이 있다. 춘담당의 법명은 동현(東峴)이며, 청허휴정의 10대 법손이다. 석왕사성지수호선교양종도총섭(釋王社聖地守護禪敎兩宗都摠攝)과 오대금강계단도원장(五臺金剛戒壇都院長) 등을 역임하였다. 표지 묵서를 통해 본 조선 후기 고승 춘담당이 본서를 가지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16세기 충청도 천안에서 간행한 불서를 19세기 강원도 금강산 사찰의 승려가 소지하다 현재에 이른 모습에서 실제 소장자를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흥미 있는 자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