괘불이란 사찰에서 특히 옥외 법회를 할 때 밖에 내어 걸고 의식을 행하는 걸개그림이다.
봉선사에 있는 이 괘불은 숙종의 후궁이었던 영빈 김씨를 위해 상궁 이씨가 발원하여 그린 것으로, 왕실과 관련된 자료일 뿐 아니라 보기드문 종이 그림이며, 길이 7.85m, 폭4.58m 의 규모이다. 주존불인 비로자나불을 중앙에 두고 왼쪽에 노사나불, 오른쪽에 석가불을 두어 이들이 대중들에게 설법하는 장면을 그려 놓았는데, 양쪽의 상을 앞쪽에 배치하여 원근감을 살렸다.
중앙의 비로자나불은 양 어깨가 넓은 건장한 신체에 원만한 얼굴을 하고, 가슴에 모은 두 손은 ‘중생과 부처가 하나이다’라는 의미의 지권인을 하고 있다. 몸에는 흑색 바탕에 화려한 꽃무늬 장식을 한 황토색 법의를 양 어깨에 걸쳤는데, 끝자락을 흩날리고 생동감을 준다. 왼쪽에 있는 노사나불은 머리에 화려한 보관을 쓴 보살의 모습으로, 두 손을 어깨부분에서 펼쳐 설법을 하는 상태를 표시하는 설법인을 짓고 있으며 가슴에는 붉은 구슬을 장식하였다. 몸에는 황토색 법의를 걸치고 있다. 오른쪽에 있는 석가불은 원만한 얼굴에, 머리는 중앙에 반달모양의 계주를 갖춘 육계를 하고 있다. 삼존 모두 머리의 윤곽을 따라 불타는 듯한 불꽃무늬를 크게 두르고, 그 위로 상서로운 구름이 감돌고 있어 장엄한 분위기를 느끼게 한다.
그림의 전체구성은 화폭의 중간에서 V자로 구분을 지어 윗부분에는 삼신불이 대중들의 시선을 압도하도록 크게 배치하였고, 화폭 하단의 양쪽에는 문수보살과 보현보살을 비롯하여 6대보살과 십대제자 등을 배치하고 설법을 경청하는 대중들을 그려 넣었다.
전체적으로 등장인물이 많은 편임에도 불구하고 그림에 구사된 필선이 매우 힘차고 생동감이 있으며, 17세기에 유행했던 군집도 형식을 본받으면서 짜임새 있는 구성과 사실적인 묘사법이 우수한 작품이다. 제작자인 각청은 1700년 전후에 출생해 주로 경기도 일대에서 활동한, 18세기 경기파의 대표적인 화승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